다큐 On 미리보기
도시, 숲을 품다
■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작은 로망, 생태공원
“제가 사는 집은 아파트예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동물과 새들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워요.
저는 그 친구들과 늘 함께 있고 싶어요.
샛강의 자연을 최대한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서울 거주 초등학생
우리나라 인구의 90%가 모여 살고 있는
도시에서 ‘공원’의 가치란 우리를 숨 쉬게 하는
공기의 소중함과 다르지 않다. 도시공원은
공기 정화 등의 생태적 효과 외에도, 도시민들이
자연의 숨결과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급속한 근대 도시화와 함께,
여러 생명이 함께 숨 쉬어야 할 땅 위로
콘크리트가 깔리고 차가운 구조물이 세워졌다.
도시 속 생태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이후 과거에 대한 반성이
일며, ‘인간만을 위한’ 공원이 아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인공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도시민들이 자연 속
생물들을 관찰·체험하는 생태 교육의 장-
‘생태공원’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1997년
최초로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이 조성된 이래,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생태공원’은 그 면적을
넓혀가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서울
한복판에서 수달이 출몰하고, 울산 시내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한때 ‘죽음의 강’이라
불리던 오명을 벗을 수 있었다. 도시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다양한 생명과
어우러질 수 있는 ‘생태공원’에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 본다.
■ 국내 최초 생태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초고층 빌딩으로 빽빽한 여의도의
4분의 1 면적은 푸른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75,800㎡에 달하는 샛강생태공원은 도시에서
늘 자연을 마음에 품고 사는 시민들의 초록빛
치유 공간이다. 누군가는 ‘벌’과 ‘나비’를 만나러,
또 누군가는 도심 속 귀한 손님인 천연기념물
‘수달’을 지키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사람들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한껏 숲을
즐기고 각종 동·식물들은 번식을 하고
먹이 활동을 하며 각자의 삶을 누린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방치되어 밀림과도
같았던 샛강은 어떻게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공원으로 거듭났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자리 잡고 있을까?
“시민들이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추억과
좋은 기억이 있어야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또 지키는 방법도 알게 되지 않나 싶은 거죠.”
- 염형철 대표 /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 자연과 사람,
그리고 문화가 어우러지는 석촌호수
서울의 유일한 호수인 석촌호수는 주민들의
쉼터이자 관광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석촌호수 여름의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졌다. 석촌호수를 두 바퀴
수영하고, 123층 건물 꼭대기까지 계단을
완주하는 ‘아쿠아슬론 대회’가 2회째 개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치되어 있던 호수의 수질이
꾸준한 개선 활동을 통해 수영할 수 있을 정도로
맑아진 덕분. 물이 맑아지자 공원의 생태계도
절로 다양해졌다. 계절마다 들려오는 직박구리,
매미 등의 울음소리를 배경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호숫가 피아노의
선율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예전에는 관광차 구경할 수 있는 곳,
휴식할 수 있는 곳으로만 생각했지
석촌호수에서 수영한다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석촌호수는 자연의 향, 시골의 향,
풀의 향이 나서 수영을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 석촌호수 아쿠아슬론 대회 참가자들
■ 시민 손으로 떨쳐 낸 ‘죽음의 강’의 오명,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울산의 겨울 명물인 철새 ‘떼까마귀’가 올해도
어김없이 태화강을 찾아 하늘을 수놓는다.
태화강을 중심으로 한 십리대숲은
우리나라 2호 국가정원인 ‘태화강 국가정원’의
중심축이 되었다. 이처럼 태화강이 국내 대표
생태공원이 되기까지 굴곡진 사연도
많았다는데. 20여 년째 ‘굴착기를 실은 배’가
태화강을 쉼 없이 누빈다. 굴착기가 물 아래에서
건져 올리는 것은 다름 아닌 쓰레기. 대규모
공단이 설립되며 급격하게 오염된 태화강은
한때 ‘죽음의 강’이라고까지 불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의 젖줄이 다시 자연의 모습을
갖추고 재탄생한 데에는 시민들의 공이 컸다.
지금 울산시민들에게 태화강은 곧 ‘자부심’이다.
“다 자발적으로 참여했죠. 그때는 회원들이
하루에 25~30명씩 나왔거든요
하루에 6시간 작업해서 4.5톤 쓰레기차
한 대 분량 쓰레기를 모았으니까요.“
- 태화강 살리기 운동 동참 시민
■ 내 마을 생태는 내가 지킨다,
익산 서동생태관광지
내 고장 자연을 내 손으로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선 또 다른 도시. 전라북도 익산시의
금마면 주민들은 매일 아침 금마저수지로
나선다. 천연기념물인 ‘원앙’을 관찰하며
서식 환경을 꾸며주고,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법 낚시꾼 등을 단속하기 위해서다.
또한 저수지를 둘러싸고 다양한 생태 체험과
관광을 할 수 있는 생태공원 조성도 준비 중이다.
주민들이 뛰어들어 직접 자연을 보존하는 한편,
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생태 교육까지
열심이란다. 몇 년 후 이곳에서 더 많은
이들이 자연의 의미를 몸소 느끼고
배워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공원 조성에 생태적인 논리를 앞세우느냐,
아니면 경제적인 논리를 앞세우느냐.
항상 우리는 이거 갖고 싸우고 있어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면 경제적으로
많은 돈이 들어가겠죠.
그래서 저희는 복원보다는 보존을 택합니다.“
- 유칠선 박사 / 생태전문가
각자의 자리와 환경에서 모든 생명의
‘공존’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 다큐 온 <도시, 숲을 품다> 편은
2023년 12월 16일 (토) 밤 10시 25분,
KBS1TV 에서 만날 수 있다.
■ 방송일시 : 2023년 12월 16일
(토) 22:25 KBS1TV
■ 프로듀서 : 신동만
■ 연출 : 서현호, 김범준 / 작가 : 박소영
■ 제작사 : 꿀단지미디어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