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공감]

삼동마을 옥희씨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마을  

인생 스승은 

오직 친정 엄마 

  천연 염색  



 


다큐 공감 267회 미리보기 


삼동마을 옥희씨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니 거기 어머니가 있었다


인생의 스승이 친정 엄마였다는 옥희씨,


여름 땡볕 지나 가을 문턱에서


자연을 품은 그녀를 만나다  

 



▸ 옛날 엄마, 옥희씨  

 

“친정 엄마만 못하겠지만 마음은 늘 엄마...... 


누구 오면 밥 대접하고 해먹는 걸 불편하다 힘들다

 이런 생각을 안 해 봤어요 


그냥 때 되면 있는 식재료로 가지고 밥해서 같이

 먹는 것이 당연한 거예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마을에 사는 푸근한 얼굴에

 넉넉한 마음을 지닌 이옥희씨(61세). 

그녀를 만난 이들은 모두 ‘엄마’를 떠올린다. 

누군가 찾아오면 버선발로 맞아주고 소소하게 

사는 이야기에도 함박웃음으로 받아주니 마음마저 

푸근해진다. 그리곤 직접 농사지은 채소를 

맛깔스런 솜씨로 버무려 차려낸 정갈한 밥상으로 

한여름 무더위에 잃어버린 입맛까지 살려낸다. 


날마다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으니 번거로울 법도

 하건만 옥희씨는 귀찮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단다. 무엇이든 풍족한 세상이고 돈이면

 직접 하는 수고 없이도 살 수 있지만 그녀에겐 

당연한 일이다. 물 한잔이라도 대접하는 것이 

사람 사는 정이라 배웠다.    


그렇게 옥희씨는 25년째 엄마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품고 있다. 


▸ 인생 스승은 오직 친정 엄마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신 후 가난한 종가 살림을

 책임져야 했던 엄마의 삶은 고단했다.


하지만 손님을 맞고 대접하는 일을 소홀히 한 적이

 없다. 때문에 옥희씨도 어린 나이부터 


친정어머니의 일손을 거들어야 했다.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이면 솜씨를 부려 음식을 만들고 


손톱이 짓무르도록 옷을 짓는 어머니를 돕느라 

또래 친구들처럼 마음껏 놀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곤 바쁘다는 핑계로 처음에는 

남들처럼 돈으로 사서 먹고 입고 살았다.


하지만 나이드니 저절로 엄마를 닮아가고 있었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모든 것이 건강하고


사람답게 사는 것임을 깨닫곤 지금껏 실천하고 있다. 

옥희씨는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염색하고 입고 먹으며 사는 것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

 어릴 적부터 몸으로 어머니를 도우며


몸에 익은 노하우다. 인생의 유일한 스승이 

친정엄마인 것이다

 




“옛날에는 제가 어머니 안 닮고 아버지 닮았다고

 그랬거든요.  모든 사람이 다 아버지 닮았다고.  


어느 날 자다가 거울을 보니 눈빛이랑 눈이

 어머니가 딱 거울에 있더라고요. 제 삶이

 어머니의 삶인 것 같아요” 

 

▸ 자연의 지혜, 엄마 되는 법을 세상과 나누다

 

  날마다 아침 6시가 되면 옥희씨는 어김없이 밭으로 

향한다.  아침 이슬이 손에 와 닿는 촉감이 황홀하고


  벌레 먹어 짙은 빨강이 된 고추 색깔도 오묘하다.

 이른 아침 자연 속에서 보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것이 염색을 하고 옷을 짓는 자신에게는 

선물이란다. 그리곤 싱싱한 채소를 한 소쿠리 따서

 집으로 돌아오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는 옥희씨,     

“잘 자라고 흔한 게 귀한 약재지 먼데 가서 

비싼 돈 주고 사는 건 귀한 약재 아니에요


온 산천이 약이고 먹을 거죠. 시골에 살아보니 너무

 좋은 거예요. 광석을 캐는 금광이랑 똑 같은 거죠“

 

  육십 평생을 옛 모습 그대로 살아온 옥희씨의

 조화로운 삶, 그것이 우리들이 꿈꾸는 


  오래된 미래는 아닐까? 그 삶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들이 제자를 자청하며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이들에게는 자연과 삶의 지혜를 아낌없이 나눠주는

 옥희씨가 만물박사나 다름없다    


  천연염색과 옷 짓기를 같이 하고 있는 5년차 

제자들이 수업하는 날, 추석을 앞두고 직접 염색한 

천으로 어머니, 남편, 아들 옷을 지으면서

 옛 어머니들의  정성과 마음을 배운다. 

 


“엄마가 무언가를 지을 때 그냥 막 짓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자식이나 남편, 어른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거기 담았을 것 같아요. 그 마음은 자식, 남편, 어른이

 입을 때 벗을 때 덮을 때 어딘가에 전해질 것 같아요”

 

  햇볕 좋은 여름과 가을이면 유난히 바쁜 옥희씨를

 자식들이 찾아왔다. 할머니가 만든 옷을 

  즐겨 입고 바느질 놀이가 재미나다는 손녀 등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해주는 아이들을 보며 

  옥희씨는 저절로 웃음이 난다. 딸 또한 옥희씨가 

그랬듯,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것들을 

  되새김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단다. 오늘처럼

 자식들을 보는 날이면 지난 2월에 세상을 떠난 

  친정어머니거 더욱 그립다. 다음 날, 옥희씨는

 그 시절 우리네 엄마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 방송일시 : 2018년 9월 22일(토) 저녁 7시 10분 KBS 1TV


■ 프로듀서 : 송대원  


■ 연    출 : 편만열 


■ 작    가 : 서미현     


■ 제 작 사 : 미디어 파라콘 


■ 내레이션 : 이주연 성우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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