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712회 미리보기

 

아픔이 길이 되도록

- 산재병원 72시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총 108,379명, 하루 평균 296명의

노동자가 업무 중 다치거나 병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27일부터 형사 처벌 대상에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포함함으로써 산재사고 예방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강화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었다. 하루가 멀다고 일어나는

산업 현장에서의 사고들. 이번 주

<다큐멘터리 3일>은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에서

일터로의 복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산업재해 환자들과 의료진들의 모습을 쫓았다.

 

한편, 이번 편은 안전 장비 없이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 죽음을 맞이한 노동자를

기린 노래 <그 쇳물 쓰지 마라>를 작곡한

가수 하림이 기꺼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 당신의 직장은 안전한가요?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하는 10개의 산재병원 중 한 곳으로,

산재 발생률이 높은 반월·시화공단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467병상 16개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이지만 안산시 최대 규모의

재활전문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병원 환자의

대다수는 산재 환자들로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

서부 공업단지의 산업재해 노동자를 책임지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에서의 72시간을 담았다.

 

직장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누적된 피로가 쌓여

질병으로 이어져도, 사업주와 동료의

눈치 때문에 아프다고 쉽게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어렵게 산재 승인 신청을 해도 산재로

판정되기까지 본인의 부상이 직장에서 일어난

재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친 몸과 아픈 마음을 이끌고

긴 재활 길을 걷기엔 멀고 험하기만 하다.

 

■ 악으로, 깡으로!

이곳으로 오는 환자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학교 급식실에서 하루 천 명의 식판을 날랐다던

김애임(61) 씨. 반복된 업무에 어깨를 다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다가오는 3월 개학식에 맞춰

학교로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꽃집 사장 정정현(58) 씨는 임대료라도 벌기 위해

배달 일을 시작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왼쪽 무릎 아래 정강이 전체가 골절을 입었지만

이만하길 다행이라고. 그는 곧 있을 아들 결혼식에

불편한 다리로 걷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그저

올해는 꽃집이 잘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다음 달이면 제 아들이 결혼해요.

그래서 사실은 목표가 절뚝거리지 않고

결혼식장 들어가는 게 목표였는데.

결혼식도 잘 치렀으면 좋겠고,

올해는 좀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정정현 (58) -

 

택배 일을 하다가 과로로 뇌출혈이 생겼다는

김진형(40) 씨. 신경 손상 때문에 전신 마비가 된

것은 물론, 인지 기능도 없다고 한다.

7개월째 눈을 깜빡이는 것만으로 의사 표현했던

그는 셋째 날에 모두가 깜짝 놀란 기적을

보여줬는데. 포근한 눈이 내리던 1월,

제작진들은 아픔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포착했다.

 

 

 

 

■ 우리, 밖에서 봅시다!

재활을 향한 긴 여정을 걷는 것은 환자뿐만이

아니다. 산재가 승인되고, 직장으로 복귀한 후,

돌아간 일터에서 다시 아프지 않을 때까지

그 길을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다. 산업 현장을

그대로 마주하기 위해 때론 건물의 지붕 위로

올라가고 때론 500m의 지하로 들어가는,

그야말로 현장을 뛰는 의사들. 그리고 매일 같이

환자들의 굳은 몸에 활력을 넣는 치료사들은

힘든 재활 길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밖에서 보자”라는 말이 인사말이 되었다는

의료진과 환자들의 소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하다가 병을 얻거나 사고를 당한 사람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려 있는 거잖아요.

벼랑 끝에 있는 분들의 손을 잡아드려야죠.

밀면 안 되니까.”

- 김은경 / 직업환경의학과 과장

 

산업재해의 아픔을 이겨내려는 노력과 서로를

향한 치유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3일> 712회

『아픔이 길이 되도록 – 산재병원 72시간』은

오는 2월 6일 밤 11시 20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김경민

글 · 구성: 석영경

자료조사: 김수지, 김은빈

내레이션: 하림

방송: 2022년 2월 6일 일요일 (KBS2, 23시 20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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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11회 미리보기

 

살아있다, 뜨겁게

- 설악산 국립공원 72시간

 

산마루엔 오래도록 눈이 덮이고,

암석은 눈같이 하얗다고 붙여진 이름, 설악.

 

뜨거운 도전을 위해 덤벼드는 이도,

호젓한 여유로움을 찾는 이도 묵묵히 품어주는

아버지의 산. 이번 주 <다큐멘터리3일>은

한국의 명산, 설악산의 3일을 담았다.

 

■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산, 설악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인제군, 고성군에 걸쳐

있는 설악산은 금강산과 비견될 만큼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한국인이 설악산을

사랑하는 이유는 많지만, 그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 한 켠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때 수학여행의 필수코스였던

흔들바위와 50년 역사의 케이블카는 여전히

추억담으로 가득하다. 친구들과 바위를 흔들어보며

사진을 남기고, 부모님의 손에 강제로 끌려와

투정을 부리다가도 어느새 펼쳐진 장관에

감탄하던 기억들. ‘아버지의 산’이 품은 수많은

이야기들은 묵묵한 뒷모습처럼 늘 그곳에 있다.

  

“옛날 생각이 나서 감회가 새로워요.

또 10년 후에 오면 아이들이 장성해

출가했을 것이고. 그만큼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겠죠.

변치 않는 건 이 자리인 것 같습니다.”

김종윤_52세, 설악산 탐방객

 

 

 

 

■ 딱 한 걸음만 더

 

해발 고도 1,708m. ‘악’ 소리가 절로 난다는

설악산의 대청봉은 한라산 백록담과 지리산

천왕봉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다. 대청봉으로 향하는 코

스 중에서는 남설악지구에서 출발하는

‘오색코스’를 찾는 사람이 가장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사가 심한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가장 빠르게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경로이기

때문이다.

 

아직 캄캄한 새벽 4시. 일출의 감동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사람들은 옅은 헤드 랜턴

불빛에 의지해 치열한 등반을 시작한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걸어도 걸어도 온통

나무로 둘러싸인 산길. ‘딱 한 걸음만 더!’를

수없이 되뇌다 보면 마침내 눈 앞에 값진 풍경이

펼쳐진다. 고생스러웠던 기억은 세찬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끝없이 펼쳐진 능선 앞에,

사람들은 어깨에, 가슴에 짊어지고 온 저마다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 설산의 아름다움을 찾는 이를 위하여

 

겨울은 산악 사고가 가장 자주 일어나는

계절이다. 제아무리 노련한 산꾼도 겨울 산 앞에

서만큼은 한없이 겸손해진다. 그러나 설산의

매력에 한 번 빠지게 되면 발길을 끊기가

쉽지 않다. 고통스러운 만큼 더욱 값진 보상이

기다리는 것. 바로 설산의 묘미이다.

 

대청봉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설악산 중청대피소.

이곳에 혹한기가 찾아오면 체감온도는

최저 영하 60도까지도 떨어진다. 중청대피소를

지키는 직원들의 겨울은 24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정상 부근에서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이들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헬기나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환자의 건강을 1차로 책임진다.

 

척박한 환경에서는 기본적인 생활도 쉽지 않다.

직접 기름을 채워 전기를 사용해야 하고, 계곡이

얼어붙으면 생활용수가 부족해져 최소한의

위생만을 유지한다.

 

설악을 찾아오는 사람이 있는 한, 이들은

계속해서 가장 길고 험한 출근길에 오른다.

 

 

■ 빙벽 등반, 그 참을 수 없는 짜릿함!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움츠러드는 겨울.

세차게 쏟아지던 폭포도 잠시 움직임을

멈춘다. 한겨울에만 할 수 있는 스포츠,

빙벽 등반의 계절이다.

설악산은 빙벽 등반가들의 성지이다.

‘빙벽 등반의 꽃’이라 불리는 토왕성폭포부터,

형제폭포, 실폭포 등 각기 다른 난이도를

자랑하는 자연 빙벽장이 즐비하다.

 

‘탁’하는 소리와 함께 경쾌하게 찍혀 부서지는

얼음, 일상의 모든 고민을 잊고 완벽하게

집중하는 순간,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 오르는

자유로움. 한발 한발 얼음을 타고 오르는

이들의 겨울은 추울수록 더 뜨겁다.

 

“오르는 건 본능인 것 같아요. 오르고자 하는 본능.”

이정희 / 빙벽 등반객

 

새롭게 다가올 2022년을 맞이하기 위해 오른

이곳, 설악산. 세찬 바람을 함성으로, 또다시

뜨겁게 시작할 용기를 채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3일> 711회, [살아있다, 뜨겁게

– 설악산 국립공원 72시간] 편은 오는

1월 30일 밤 10시 45분 KBS2TV에서 방영된다.

 

연출 : 조현웅

글 · 구성 : 고은희

자료조사 : 전준화

내레이션 : 윤주상

방송일시 : 2022년 1월 30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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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10회 미리보기

 

식물에 진심인 편

- 국립세종수목원 72시간

 

추운 겨울, 회색빛 도심 한가운데 초록을

간직한 곳이 있다. 온대 중부지역의 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포천, 봉화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연 국립세종수목원이다. 사계절 온실,

희귀 특산식물 전시 온실, 분재원 등 20여 개의

주제별 전시원에는 총 3,759종 206만 본의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다. 내딛는 발걸음마다

화려한 꽃과 짙푸른 나무, 쉽게 볼 수 없는

희귀식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식물과 함께하며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

이번 주 <다큐멘터리 3일>은 식물이 주는

행복을 전하는 국립세종수목원에서의

72시간을 담는다.

 

 

 

 

■ 초록 세상으로의 초대

 

팬데믹 3년 차, 초록 세상으로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식물을 멍하니 바라보며 휴식한다는 뜻의

신조어 ‘식멍’, ‘풀멍’도 등장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식물을 만나기 위해 수목원을 찾는

사람들. 주말이면 약 3,000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방문한다.

 

초록빛 가득한 온실은 얼어붙었던 관람객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식물과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누며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

시간. 초록빛 온기에 잠시 마음을 기댄다.

 

■ 식물에 진심인 사람들

 

화려하게 가꿔진 수목원 뒤에는 수많은 사람의

땀방울이 서려 있다. 매일 아침 물을 주며

식물의 변화를 세밀하게 살피고, 적정 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신경을 기울인다. 병충해를

막기 위해 친환경 약재를 뿌리고, 잎을 갉아 먹는

애벌레를 일일이 제거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수목원의 하루. 그 중

휴관일인 월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다.

관람객이 없는 동안 연못의 청태를 건져내고,

자라난 덩굴을 전정하는 등 크고 작은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실을 아름답게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 작은 풀 하나까지도

모두 직원들의 손을 거친다.

 

“식물들이 잘 커 주고, 잘 자라줬으니까

너무 뿌듯하고 고맙죠.

아이를 키우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 김성환_31세 / 사계절온실관리팀 주임 -

 

 

■ 화분 위 자연을 담다

 

화분 위 자연을 옮겨 놓은 예술작품 ‘분재’.

이곳 분재원에는 약 200여 개의 다양한 분재들이

전시되어 있다. 1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곰솔부터 길이 2.5m에 달하는 소사나무까지.

직원들은 허리 펼 새도 없이 핀셋을 이용해

묵은 잎을 뽑고, 눈을 솎아내며 분재를 관리한다.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굴곡진 수형에 직원들의

정성이 더해져 수목의 정취가 더욱 깊어진다.

 

“(분재) 어르신들한테 ‘안녕하세요’ 인사하면

‘재춘이 왔어’하고 나를 맞이해줘요.

그러면 하루가 즐겁고 행복해요”

- 서재춘_61세 / 분재관리팀 주임 -

 

느리지만 묵묵히 뿌리 내려 싹을 틔우고 잎을

키우는 식물. 조그맣게 돋아난 새싹 하나에도

진심을 담는 사람들. 그 마음 닿는 손길을 양분

삼아 오늘도 한 송이의 꽃 피어나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 710회 『식물에 진심인 편 –

국립세종수목원 72시간』은 오는 1월 23일

밤 10시 4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김승용

글⋅구성 : 남지윤

자료조사 : 이한나

내레이션 : 아나운서 박소현

방송일시 : 2021년 1월 23일 일요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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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09회 미리보기

 

버텨봐야지예

- 부산 곰장어 골목 72시간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들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버려진 곰장어 살을

먹기 시작했다. 곰장어를 팔던 난전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자갈치 곰장어 골목이 형성된

것이다. 그 깊이를 따라가려면 부산의

근현대사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 <다큐멘터리 3일>은 고소한

곰장어 굽는 냄새와 연탄 타는 냄새가

공존하는 부산 곰장어 골목의 72시간을 담았다.

 

■ 부산의 소울푸드가 되기까지

 

곰장어가 석쇠 위에서 꿈틀거리는 희한한

모양새를 보고 있자면, 먹기 시작한 계기가

상당히 궁금해진다. 곰장어의 껍질은 본디 가방,

지갑 등 피혁 제품의 주재료였다.

버려지던 살을 우연히 구워 먹던 것이

맛이 좋았고 한국 전쟁 당시

밀려들던 피란민의 굶주린 배를 저렴하게

채워줄 수 있었던 상황과 맞물려 자갈치 시장의

곰장어 골목이 형성되었다.

 

 

 

 

메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간단하기

그지없지만, 그 맛은 획일적이지 않다.

얼핏 보기에는 같은 양념구이일지라도 단맛이냐,

매운맛이냐, 삼삼한 맛이냐. 또는 고추장과 같은

재료의 사용 여부까지. 각각의 가게는 고유한

맛을 띄고 있으며 ‘내 맛’을 찾은 단골손님의

발걸음은 약 100개의 다른 가게를 지나치면서도

거침이 없다.

 

■ 파도에 흘려보낸 정취를 기억하며

 

2구역 22번집의 단골손님들이 곰장어를 먹고 있다.

 

“곰장어 골목은 낭만이 있어요.

예전에는 바다가 보였거든요.

젊은 사람들은 모르지만,

우리는 옛날 포장마차에 추억도 있고 하니까”

 

출렁거리는 파도를 안주 삼아 곰장어를 입에

담던 사람들이 있다. 현재는 매립되어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공간. 그곳이 아직

물결치던 골목의 옛 풍경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다.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도

점포 상인들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는

단골손님들은 대부분 그 시절의 물결치던

소리를 추억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먹어서 고향 같은 느낌이

많은 곳입니다. 아버지가 50년 단골이시고

제 나이가 47인데 사장님을 할머니처럼

부른 곳입니다.” 백정래_47세

 

골목의 역사를 증명하듯이 손님들의 단골 연차도

심상치 않다. 올해 47세의 백정래 씨는

아버지가 ‘김해집’의 50년 단골이시며 본인은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부터 사장님을 만났다고

한다. 현재는 가정을 이루고 아내, 아이들과도

함께 먹는 음식이 된 곰장어. 옆자리에는 이제

백정래 씨보다 먼저 곰장어를 앞장서서 찾는,

딸 백설희 양이 앉아있다. 가게 사장님과

손님으로 만난 인연이 백정래 씨에 이어

딸까지, 3대에 걸쳐 이어진 셈이다.

 

 

 

 

■ 연탄불 곰장어

 

길게 뻗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약 100여 개의

곰장어 가게에서 공통된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자갈치 곰장어 골목의 상징인 연탄불이다.

부산에만 여러 곳의 곰장어 골목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자갈치 곰장어의 얼굴은 연탄이다.

연탄불 위에서 고소하게 구워낸 불맛을

잊지 못해 발걸음을 이어가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상인들에게도 연탄은 의미가 남다르다. 연탄불의

화력으로 오늘의 장사 운을 점치기도 하고

골목 휴무로 지정된 날에도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가게로 발 도장을 찍는다. 한편, 술도

양파도 고추도 서로 빌려주는 우애 깊은 상인들이

절대 연탄불만은 빌려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 골목 상인들의 애환

 

“이 부근에 장사한다는 걸 알고... 내가 숨었다고

장사하는 것 보여주기 싫어서 어느 날

내가 마음을 다르게 먹었어. 왜냐?

내 손을 보면서 ‘내 손은 새끼 넷 키운 떳떳한 손이다”

김옥자_78세

 

유독 춥고 어두운 동트기 전의 겨울 새벽.

사이 좋게 붙어있는 가게 중 외로이 불 켜진

공간 속, 느릿한 움직임의 인영이 있다.

올해 78세의 김옥자 어르신이 장사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장사 50년 차, 골목의 살아있는

역사인 어르신은 가족의 품에서 쉴 수 있음에도

가게에 나오는 것이 건강을 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어르신과 같이 골목의 역사와 함께한 상인들이

전하는 고난은 수없이 많다. 일명 ‘노란차’의

단속부터, 힘없는 천막 구조물을 쓸어가던

태풍까지. 그런 사건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서

재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곰장어 골목이

그들에게 삶의 터전이었기 때문이다.

 

곰장어는 껍질이 벗겨진 채로도 10시간은

더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을 지녔다.

골목 상인들의 생명력과 생활력은 마치 그것과 같다.

 

곰장어 골목의 약 100개의 가게는 2024년

‘자갈치 아지매 시장’이라는 이름의 신식 건물로

입주할 예정이다. 바다를 등지고 있는 가게들은

철거돼 도로가 될 계획이며 현재 재래시장의

곰장어 골목은 추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부산 곰장어 골목을 담은

<다큐멘터리 3일> 709회 『버텨봐야지예 –

부산 곰장어 골목 72시간』은 오는 1월 16일

밤 10시 4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김진용

글⋅구성 : 박금란

자료조사 : 김태희

내레이션 : 윤정수

 

방송일시 : 2022년 1월 16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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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08회 미리보기

 

공존의 길 위에서

- 괴산 멧돼지 특별포획단 72시간 -

 

100%에 가까운 치사율,

발병 후 약 10일이면돼지가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돼지 흑사병‘이라고도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세상에 딱 둘, 돼지와

멧돼지만 걸린다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돼지의

떼죽음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전염병의

매개체가 되는 멧돼지의 개체 수를 줄이는 것.

 

<다큐멘터리 3일>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의

전쟁에서 최전선에 선 멧돼지 특별포획단을

만나기 위해 충청북도 괴산군을 찾았다.

 

▶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막아라

 

아프리카나 유럽에서 주로 발생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 2019년 9월, 국내 최초로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돼지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초기에는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서만 나타나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2022년 현재 충청북도까지

남하했다. 이대로 가면 ’양돈의 메카‘ 충남은

물론 전국 양돈 농가가 위험에 빠진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가 한 마리라도

나온 농장은 살처분을 피할 수 없다.

전염 가능성을 제거하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위험성이 높은

14개 시⋅군마다 약 20명의 엽사를 뽑아 멧돼지

특별포획단을 만들었다. 투입된 약 270명의

멧돼지 특별포획단은 포획 트랩을 설치하고

멧돼지의 흔적을 쫓는 등 밤낮없이 노력 중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종식되는 그날까지

그들의 사투는 계속된다.

 

 

 

 

▶ 첨단 도구들을 활용한 포획 작전

 

현재 괴산군은 엽견을 사용한 포획이

금지되었다. 엽견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의 혈액 등을 묻힌 채로 다른 멧돼지에

접촉하는 경우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안으로 괴산군에서 시행 중인

방법은 열화상 드론과 포획 트랩을 이용한

포획이다. 멧돼지가 자주 다니는 산에는

합법적 포획 트랩을 설치해둔다. 올무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목에 줄이 걸려 동물들이 고통받던

불법 올무와는 다르다. 트랩이 발에 걸려 비교적

안전하고, 트랩에 무언가 걸릴 시 특별포획단의

휴대전화로 감지 알람이 울려 멧돼지가 아닌

경우 빠르게 풀어주기도 용이하다. 밤에는

열화상 드론으로 멧돼지의 경로를 파악한 후,

포획팀과 드론팀이 소통하며 멧돼지를 잡는

방식을 이용한다. 엽견을 이용한 포획에 비해

포획 성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엽견을 다시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달라진 포획 방식과

변화의 시작점에 선 사람들을 만나본다.

 

 

 

 

▶ 총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

 

종일 산속을 가로지르고, 자신보다 훨씬 큰

몸집의 멧돼지와 사투를 벌이며, 신고가

들어오면 한밤중에도 엽총을 들어야 하는 일.

멧돼지 포획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멧돼지포획을 계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멧돼지로부터 피해받는 괴산

주민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전화 와서 잡아 달라고, 잡아 달라고

그래서 또 하게 되고…

- 지광식_49세 / 멧돼지 특별포획단

 

잦은 부상과 위험, 가족의 만류에 몇 번이나

총을 내려놓았다는 지광식(49) 씨. 그러나 그는

멧돼지로 피해를 보는 농민들의 부탁에 다시

총을 쥐었다. 사과, 옥수수, 고구마 등 멧돼지가

다녀간 밭은 초토화 된다. 심각한 농작물 피해로

매년 고통받는 이웃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그는 오늘도 엽총을 든다.

 

농민들을 위해서는 잘한 일이고,

멧돼지한테는 미안하지

자기도 먹고 살려고 돌아다니는 데 걸려서 죽었으니

- 송대영_47세 / 멧돼지 특별포획단

 

집돼지에게 전염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포획의 대상이 된 멧돼지. 멧돼지도

생명인데 포획대상이 된 게 안타깝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집돼지와 농민들을 위해

멧돼지를 포획할 수밖에 없는 특별포획단원들.

멧돼지가 걸렸으면 좋겠다며 포획 트랩을

설치하지만, 막상 멧돼지를 잡은 그들의 표정은

말할 수 없이 복잡하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생명의 목숨을 거두는 사람의 어깨는

얼마나 무거울까.

 

방역의 최전선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3일> 708회 『공존의 길 위에서

– 괴산 멧돼지 특별포획단 72시간』은 오는

1월 9일 밤 10시 4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김경민

글 · 구성 : 장소영

자료조사 : 김은빈

내레이션 : 배칠수

방송일시 : 2022년 1월 9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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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05회 미리보기

 

나는 왕이로소이다

-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 72시간

 

영하의 공기가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날씨.

열정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듯 분주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바로, 5년 만에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촬영 현장이다. 범람하는 퓨전 사극 속에서

대하 사극의 명맥을 잇기 위해 야심 차게

등장한 ‘태종 이방원’. 드라마에 참여하는

이들의 자부심이 심상치 않다. K-콘텐츠가

전 세계로 주목받는 현재, 진짜 코리아, 진짜

한국의 역사 속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감독, 출연진, 각 팀의 스태프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살아있는

포부의 현장,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태종 이방원’ 제작 현장의 72시간을 담았다.

 

 

 

 

충청북도 괴산군의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

이방원 역할을 맡은 배우 주상욱이 대본을 보고 있다.

 

■ 대하 사극의 산증인부터 새내기 배우까지

 

촬영 사이의 대기 시간, 대한민국 대표

중견 배우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5년 만의 대하드라마 소식이 유독 반가웠던

이들이 있다. 얼굴만 보면 친숙함에 눈이

편안해지는, 대한민국 대표 중견 배우들이다.

그들이 활약한 세월을 증명하듯 촬영장이 마치

안방인 것처럼 편안하고 막역해 보인다.

배우들의 얼굴엔 촬영 현장의 고됨도 지친 기색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로지 설렘과 반가움

그곳에서 파생된 활력만이 가득할 뿐이다.

 

중년 역할이 사라져가는 드라마 시류에 따라

자연스레 그들이 능력을 뽐낼 무대도 줄어들어

왔다. 중견 배우들에게 ‘태종 이방원’의 소식은

무대의 재건인 셈이다. 이성계의

이복 동생 이지란, 이화 역부터 여말선초의

혼란스러운 정치 흐름 속, 적재적소에서

주요 캐릭터들을 움직이고 보좌하는

다양한 역할로 분할 예정이다.

 

한편, 내공 있는 선배들의 열연에 10대,

20대 초반의 어린 배우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어릴 적 TV를 통해 보던 대선배의 열연은

그들에게 살아 움직이는 교과서가 되어 준다.

사극은 첫 도전인 배우부터 아역 출신의 11년 차

배우까지. 아직은 얼굴에 앳된 티가 가득 나는

그들이지만 5년 만의 KBS 대하 사극에 임하는

마음만큼은 남다르다. 대배우들과의 호흡에

압도될 법도 하지만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겠다는

남다른 다짐으로 최선을 다한다. ‘태종 이방원’ 속

신구의 조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 일찍 도착한 새가 가장 늦게 떠난다

 

120여 명의 보조출연자와 함께한 촬영 날.

 

광대가 무대에 오르기 전 가면을 쓰듯이

사극 촬영 현장의 배우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분장을 받는 것이다. 배우들이 역할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도록 그들의 페르소나를 그리고

만들어내는 이들. 촬영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가장 늦게 떠나는 의상팀, 분장미용팀이다. 가장

먼저 도착해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는

포지션에 지칠 수도 있지만 의상, 분장 차량

앞은 늘 활기로 가득 차다.

 

경순공주(배우 최다혜)의 헤어 분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손혜경 팀장.

 

한편, KBS 드라마 분장 경력만 37년에 달하는

베테랑 손혜경 팀장. 숙달된 손놀림만큼이나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르다고 하는데,

손혜경 팀장은 5년 만의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

소식을 듣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왔다고

한다. 과연 그 까닭은 무엇일까.

 

■ 역할을 지키는 자, 모두가 왕이다

 

스태프들이 대본 속의 세트를, 의상, 분장, 음향,

구도를 재현해낸다면 배우들은 그들이 꾸린

무대에서 캐릭터를 구현해낸다. 촬영 현장은

거대한 유기체이자 잘 돌아가는 톱니바퀴이다.

본인의 자리에서 제 역할의 몫을 해냈을 때

그 합이 맞물려 거대한 작품이 탄생한다.

드라마란, 그 어떤 역할도 없어선 안 되는

조화로운 한 편의 종합 예술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역할에 충실한 바로

내가 ‘왕’이라고 할 수 있다.

 

120여 명의 보조출연자가 동원된 장면,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합을 맞춰 촬영하고 있다.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한 모두가 왕이 되는 공간.

저마다의 노력이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되는

<다큐멘터리 3일> 705회 『나는 왕이로소이다

–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 72시간』 은 오는

12월 19일 22시 4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남진현

글⋅구성 : 남지윤

자료조사 : 김태희

내레이션 : 김명수

방송 : 2021년 12월 19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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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04회 미리보기

 

배추밭 그 사람들

- 해남 학동리 72시간 -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면서 전국 최대

배추 산지인 해남이 들썩이고 있다. 바닷바람과

함께 속이 여무는 해남의 겨울 배추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해남은 주로 문내면, 황산면, 화원면 등지에서

배추를 생산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 덕에 해풍을 맞고 자란 해남 배추는

식감이 좋고, 미네랄이 풍부하며, 달콤하고

고소한 향으로 유명하다.

 

푸른 배추가 파도를 이루고 향긋한 배추 향기와

짭짤한 소금 냄새가 진동하는 땅끝마을 해남.

김장철을 맞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해남

문내면 학동리 배추밭 사람들을

<다큐멘터리 3일>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 해남은 배추 향기를 싣고

 

해풍을 맞으며 성장한 해남 겨울 배추는

월동 중에 배추 속 탄수화물이 당분으로 변하여

맛 이달고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김장 김치로

최적이다. 해남의 겨울 배추는 우리나라 김장

문화에도 큰 변화를 주었는데, 월동을 위해

가을철 김치를 담그던 풍속이 겨우내 신선한

김치를 담가 먹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른 아침, 서리 내린 배추가 햇빛에 녹으면

그제야 작업이 시작된다. 튼튼한 배추만 쏙쏙

골라내는 작업자들의 능숙한 손짓, 가치를

인정받은 알찬 배추만이 절임 공장에 도착한다.

수확한 배추들을 청정 해수로 세척하고 소금으로

절이면 그 유명한 해남 절임 배추가 된다.

 

해남군청에 따르면 작년 해남군 절임 배추 농가는

782곳이며, 이중 학동리에 11곳이 있다. 해남의

절임 배추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매년

이맘때쯤 해남군은 배추 수확에 온 마을이 들썩인다.

 

▶ 초보 농부의 배추 랩소디

 

배추 주산지로 자리 잡은 지 20년이 훌쩍 넘은

해남. 오랜 배추 재배, 가공 경험으로 이곳

주민들은 배추 농사의 베테랑들이다. 배추의

고수들이 가득한 해남군 학동리에

초보 농부 박홍규(38) 씨가 절임 배추 가공

공장을 세웠다. 배추밭 작업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판로 확보에 힘쓰며, 새벽 서리 맞으며

배추 키우느라 박홍규(38) 씨는 24시간이

모자라다. 그의 열정에 보답하듯 싱싱하게

자라난 배추와 밀려드는 주문, 덕분에 올겨울

그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는다.

 

동네 사람들이 부모님만큼 하면 농사 잘할

거라고 다른 것 볼 필요 없고, 부모님 하라는

대로만 하라고

-박홍규_38세

 

2년 차 초보 농부가 번듯한 배추 공장의

사장님이 되었다. 고향에 대한 애정과 배추를

향한 열정, 그리고 수십 년간 배추 농사에

전념한 부모님이 함께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네가 뭘 하겠냐?’ 그랬는데

아들이 만든 사업 계획서를 보니

‘네가 내 아들이긴 아들이다’ 그랬어요

-박성용_66세

 

운영하던 절임 공장을 정리하고 은퇴를 준비하던

박성용(66), 이미례(62) 부부. 그러나 고향에

내려와 절임 배추 공장을 하겠다는

아들 박홍규(38) 씨 덕에 은퇴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무려 5년간 부부는 아들의 귀농을

반대했지만, 청년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꾸준히

노력하는 아들의 모습에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 이제 그들은 배추 농사 후배인

초보 농부 아들의 첫 발자국을 오롯이 응원하고 있다.

 

 

 

 

▶ 배추 따라 국토 대장정

 

농촌의 고령화와 코로나 19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감소로 작업자를 마주치기 어려운 요즘,

학동리 배추밭에서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은

4인방을 만났다. 배추를 자르고, 망에 담고,

트럭으로 나르고. 온종일 계속되는 작업의

반복에 지칠 법도 하건만, 그들의 손은 멈추지 않는다.

 

배추 수확 작업 중인 황병규(66) 씨와 동료들은

배추 등 농산물을 따라 전국을 다니는 수확

기술자들이다. 가을에는 강원도에서, 날씨가

쌀쌀해진 11월엔 해남에서 배추 수확 작업을

한다. 약 2개월의 해남 배추 수확이 끝나면

제주도로 양배추 수확을 떠나고, 이곳엔 내년

이맘때 돌아온다고 한다.

 

- 일렬로 세워둔 망 배추.

속이 빈 배추는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비 맞고 밥 먹고 그래요

밥을 먹다 보면 밥이 빗물에 불어서

먹어도 줄어들지 않아요

- 황병규_66세

 

밭에서 작업할 땐 버너부터 냄비까지 챙겨

다니는 것이 필수. 작업하던 배추밭에 망을 깔고,

미리 준비해온 음식들을 꺼내면 그곳이 오늘의

식당이다. 하늘을 지붕 삼아 점심을 먹으며,

그들은 아주 잠깐 지친 다리를 달랜다.

 

향긋한 배추 향기가 진동하는 해남의 푸른

배추밭은 다양한 사연을 품고 있다.

저마다의 꿈을 품고 배추와 함께하는

해남 학동리 배추밭 사람들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3일> 704회 『배추밭 그 사람들 –

해남 학동리 72시간』은 오는 12월 12일

밤 10시 4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김진용

글 · 구성 : 박금란

자료조사 : 김은빈

내레이션 : 윤정수

방송 : 2021년 12월 12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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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03회 미리보기

 

우리가 꿈꾸던 고향

- 광주 고려인 마을 72시간

 

“대한민국이여

우리 조국이여 이해해 주소서.

우리가 멀리서 살았던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님을”

김 블라디미르 <회상 열차 안에서> 中

 

- 러시아 민속 노래를 부르는

고려인 마을 어린이 합창단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로 넘어가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우리 동포들.

‘카레이츠’라 불리던 그들은, 1937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와 카자흐스탄 등지의

중앙아시아 곳곳으로 강제이주를 당하며

역사 속으로 잊혀졌다.

 

 

 

 

소련의 민족어 사용금지 정책으로 고국의

언어도, 문화도 점차 기억에서 희미해졌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들려주던 아름다운

고향의 이야기들은 80여 년이 흘러도 잊히지 않았다.

 

이번 주 <다큐멘터리3일>은 낯설고도

가까운 고향 땅에서 발 딛고 살아가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고려인들의 72시간을 담았다.

 

-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의

고려인 마을 특화 거리.

다양한 나라의 상점들이 모여 있다.

 

■ 이리로 오라,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에 위치한

고려인 마을 종합지원센터. 이곳은 인근에

거주하는 7천여 명의 고려인을 품어주는

둥지이자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상담소이다.

 

국적 불문, 찾아오는 모든 이를 환대하며 음식을

대접하기 바쁜 센터의 대표 신조야 (66세) 씨를

만났다. 오랜 시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고려인들이 한국에 정착하도록 돕는 그녀는

이 마을의 ‘대모’로 통한다.

 

“한국에 들어와서 사는 동안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우리 부모님들은 남의 땅에 묻혀 있지만,

우리 고려인 3세는 지금 이곳에 남아있으니까,

뿌리를 뽑아 여기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신조야(66세) / 고려인 마을 지원센터 대표

 

의사소통이 어려워 혼자서는 병원도 가지 못하는

어르신부터, 이제 막 한국에 들어와 자녀가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부모까지. 부푼 꿈을 안고 돌아온 고려인들이

예상치 못한 고행 앞에 무너지지 않도록, 그녀는

어떤 조건도 없이 기꺼이 이야기를 들어주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모든 것을 잃고 황무지에 버려져도 억척스럽게

살아남았던 고려인들은, 이제 이곳 고국의

땅에서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으며 새로운

터전을 일구어 가고 있다.

 

 

 

 

■ 그럼에도 아름다운 이곳, 아버지의 고향

 

김 블라디미르(66세) 씨는 과거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문과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가르치던

교수였다. 마을에 미디어센터가 생긴 이후부터는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고려인들이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나는 알지, 내가 아버지와 꼭 닮았다는 사실을

아버지의 나라에 살고 있어 나는 행복하다네,

그리고 그때 울던 분들의 눈물을 이해한다네,

그분들께 한반도는 바로 기억이자 사랑이었음을.”

김 블라디미르 <사람들은 말하지> 中

 

지난 2012년 한국으로 들어온 그는 배와 감을

따며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했다. 간암 선고를

받고 고된 육체노동을 할 수 없어지자 쓰레기

단속 업무를 시작했다. 겨울이 오면 고용해주는

곳이 없어 집 안에서 종일 시를 적어 내려갔다.

그가 한국에 들어와 가장 처음 쓴 시는, 광주에

내린 첫눈을 보며 난생처음 만난 고향 땅의

아름다움을 기록한 글이었다.

 

때때로 친구와 친척들이 사는 우즈베키스탄을

그리워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한 적 없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눈물을 흘리며 부르시던 고국의 노래. 그 속에

담긴 절절한 그리움과 아름다움을 떠올리며,

오늘도 그는 길을 잃고 방랑하는 동포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 더 멀리 가기 위해 뿌리를 내린다

 

고려인 마을 가족 카페를 운영하는

텐 올가(35세) 씨는 어린 세 자녀의 엄마다.

일과를 마친 저녁, 그녀는 4개월 된 막둥이를

어르고 달래며 한국어 공부에 매진한다.

올가 씨의 가장 큰 목표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 아이들에게 한국 국적을

물려주기 위해서이다.

 

“우리의 꿈이에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예요.

아이들이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으면 해요.

아무도 한국인과 차별할 수 없었으면 해요.”

- 텐 올가 (35세) / ‘ㄱ’ 음식점 사장

 

“작은 눈, 네 나라로 돌아가라!”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남과 다른 외모로

늘 이방인 취급을 받았던 그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해 조부모님의 고향으로 떠나왔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한국어 한마디 할 수 없었던

그녀는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외국 사람’일 뿐이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올가 씨는, 이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곳에 뿌리내려 살아가기로 했다. 아이들이

완벽한 한국인으로 자라나 차별받지 않고 꿈을

펼치게 될 그 날을 위해, 올가 씨는 오늘도

엄마와 학생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희망을

개척해 가고 있다.

 

강제로 이주를 해야만 했던 고려인의 후손들은,

1991년 한러수교 이후 고향을 찾아서 자발적

이주를 시작했다. 마침내 올해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160년을 유랑해오던 고려인들이 그토록

꿈꾸던 고향에 정착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

 

<다큐멘터리 3일> 703회,

[우리가 꿈꾸던 고향 – 광주 고려인 마을 72시간] 편은

오는 12월 5일 밤 10시 45분 KBS2TV에서 방영된다.

 

연출 : 김경민

글 · 구성 : 장소영

자료조사 : 전준화

내레이션 : 양희경

방송일시 : 2021년 12월 5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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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02회 미리보기

 

뜨끈한 위로

- 순천 웃장 국밥거리 72시간

 

찬 바람 불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음식.

부담 없는 가격에 먹고 나면 마음까지

뜨끈해지는 든든한 한 끼, 바로 국밥이다.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전라남도 순천의 웃장.

오랜 세월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던 국밥은 어느새 웃장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이곳의 국밥은 콩나물과 돼지머리에서

발라낸 살코기만을 사용해 담백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두 그릇 주문하면

수육 한 접시를 덤으로 주는 특별한 서비스까지

푸짐한 인심이 더해진다. 스물두 곳의

국밥집들이 맛의 깊이를 더해가며 오래도록

국밥을 끓여내는 곳. 따뜻한 정을 선물하는

순천 웃장 국밥 거리의 72시간을 들여다본다.

 

 

 

 

■ 따뜻한 한 그릇을 위하여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웃장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국밥의 주재료인 돼지머리를 배달하는

사람들이다. 돼지머리가 도착하면 상인들은

고기 손질로 하루를 시작한다. 몇 시간을 팔팔

끓여야 나오는 뽀얗고 진한 육수부터

삶은 고기에서 살코기를 발라내는 과정은 모두

상인들의 손을 거친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 같은 재료들로 한결같은 맛을 위해

노력하는 국밥거리의 상인들. 국밥 한 그릇이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담긴다.

 

■ 국밥, 나를 일으켜주면

 

웃장에서 반평생을 보냈다는 박윤례 씨.

삼겹살 가게, 정육점을 거쳐 지금의 국밥집을

차리게 됐다. 반년만 하자고 시작한 것이

벌써 사십 년 세월을 훌쩍 넘겼다. 싹 비운

뚝배기, 배불리 잘 먹고 간다는 말 한마디에

고단함도 눈 녹듯 잊힌단다. 몸이 좋지 않아

장사를 쉬던 때에도 일하러 가는 동료들이

제일 부러웠다는 박윤례 사장님. 뜨끈한 국밥을

내기 위해 오늘도 새벽부터 가게로 향한다.

 

빚에 쫓기며 빈손으로 시작한 국밥 장사.

스물여덟 살의 이여경 씨에게 새 삶을

선물해준 건 국밥이었다. 잠 줄여가며 매일

악착같이 돼지머리를 삶고 손질해 국밥을

팔았다. 그렇게 꼬박 십 년 국밥 팔아 아이도

키우고 빚도 다 갚았다. 이제는 이십 년 차

베테랑이 되어 여전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밥 한 그릇에 저마다의 인생과 진심을 담아,

오늘도 웃장 국밥거리에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난다.

 

“제 인생의 로또죠 국밥이 국밥을 안 만났으면

이만큼 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이여경_48세 / 국밥거리 상인 -

 

■ 국밥을 찾는 사람들

 

웃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단골손님이 되어

국밥거리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처음 왔을 때 두 살이었던 딸은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어 아버지와 마주 앉아

추억을 반찬 삼아 국밥을 먹는다.

 

오늘도 단골 국밥집을 찾은 김혁규 씨.

가장 배고프고 어려웠던 이십 대 후반,

그 시절을 견디며 먹었던 음식이 바로 이곳의

국밥이다. 젊은 날 위로가 되어주었던 한 그릇의

국밥은 여전히 변함없이 그의 앞에 놓여 있다.

 

“에어컨 사업을 하다가

한보철강 부도 여파로 많이 힘들었죠

그때 진짜 배고파서 먹던 음식,

가장 편하고 제일 싼 게 국밥인 것 같아요”

- 김혁규_55세 -

 

국밥 한 그릇, 수육 한 접시에 담긴 인생의 맛.

펄펄 끓는 국밥에 저마다의 사연 우러나는 곳.

<다큐멘터리 3일> 702회 『뜨끈한 위로 –

순천 웃장 국밥거리 72시간』 편은 오는

11월 28일 밤 11시 05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김호문

글⋅구성 : 석영경

자료조사 : 이한나

내레이션 : 박철민

방송일시 : 2021년 11월 28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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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701회 미리보기

 

바다로 가다

- 인천 해양장례식 72시간

 

’바다의 품으로‘

생을 마치고 바다로 돌아가는 이들이 있다.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해양장례식.

우리나라에서 해양장례식이 허용된 바다는

단 두 곳으로, 인천 연안부두 앞바다와

부산 수영만 두 곳만이 고인을

자유로운 바다로 안내한다.

 

이번 주 <다큐멘터리 3일>은

바다의 품으로 떠난 이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의 3일을 담았다

 

 

 

 

■ 사(死)를 위해 생(生)

 

“추모의 마음을 전하러 가는 것에 공감하니까...

가능하면 예쁘고 좋은 꽃을 드리고 싶어요”

- 한나윤, 장례지도사 -

 

생(生)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사(死)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해양장례식장

장례지도사들이다. 장례지도사 한나윤 씨는

매일 아침 시장에 들러, 가장 좋은 꽃을 산다고

한다. 이 꽃을 보며 고인의 살아생전 가장

아름다웠던 모습을 떠올릴 유족들을 생각하면,

꽃을 고르는 손길이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 할머니 감사합니다

 

“(할머니가) 제 결혼식 때 많이 아프셨어요.

저희 신혼여행 때까지 아픈 것 다 참아주셨어요”

- 조춘화 -

 

얼마 전 결혼식을 올린 조춘화 씨는 할머니를

보내드리기 위해 이 바다를 찾았다. 오랜

암투병을 하셨던 춘화 씨의 할머니는 손녀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떠나셨다고 한다. 고통 없는 곳으로 가신

할머니의 다음 생을 기원하며, 춘화 씨는

추모선에 오른다.

 

 

 

 

■ 저희 결혼합니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부표를 향해

인사하는 예비부부 추모객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손정민 씨와 조윤아 씨.

한 번도 뵙지 못한 장인어른의 부표를 찾은

예비 사위 손정민 씨는 예복을 갖춰 입었고,

조윤아 씨는 ’아버지가 너무너무 좋아했을

사윗감’이라며 아버지의 유골이 뿌려진 부표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

 

“한바탕 또 울고 났더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다음에 또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열심히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 배은신 -

 

친정엄마를 이곳에 모신 지 40일 만에 병을 앓던

남편 역시 이 바다로 보낸 배은신 씨. 그녀는

삶의 곳곳에서 떠난 이들의 빈자리가 느껴져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지만,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는 법을 찾았다. 떠난 이들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지면, 이 바다를 찾는다.

넓은 바다를 보며 슬픔을 털어내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고 한다.

 

■ 바다로 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살아가야 할

이유와 방향을 알려주는 건, 너무 넓어 그 끝과

방향을 알 수 없는 바다일지도 모른다. 슬픔과

절망에 머물지 않고 삶을 향해 헤엄쳐

나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 추모선에 오르는

사람들을 <다큐멘터리3일>이 만났다.

 

<다큐멘터리 3일> 제701회 『’바다로 가다‘

– 인천 해양장례식 72시간』은 오는 11월 21일

밤 10시 45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연출 : 남진현

글 · 구성 : 고은희

자료조사: 김민희

내레이션 : 윤주상

방송일시 : 2021년 11월 21일 (KBS2, 22시 45분~)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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